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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개미

원제   Les Fourmis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

역자   이세욱

초판   1991년


 

우리는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지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각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만 지각한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지닌 작가 중 한 명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첫 작품으로 널리 사랑받은 개미는 매우 독특한 작품입니다. 작가의 데뷔작임에도 이야기의 뛰어난 완성도가 돋보이며, 개미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연구로 방대한 정보들이 함축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의 출발은 아마도 곤충 중에서도 군집 생활을 하며 나름의 사회를 만들어 살아가는 개미와 소통이 가능해진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시작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관점을 넘어 작은 개미가 거대한 인간을 마주했을 때 어떠할지, 그리고 어쩌면 우리 인간도 어떤 이들에게는 작은 개미와 같은 존재가 아닐지 상상력을 확장한 결과로 이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생각됩니다.

  이야기는 크게 3부로 구분됩니다. 1부는 직장을 잃고 삼촌 에드몽 웰즈가 물려준 집으로 조나탕 가족이 이사를 오며 시작됩니다. 에드몽은 조카를 위해 절대 지하실에 내려가지 말라는 편지를 남겼으나, 조나탕은 어느 순간부터 그 지하실에 집착하게 되고, 결국 내려갔던 지하실에서 실종되고 맙니다. 이후 그의 가족들, 지인들, 수색을 위해 파견된 경찰, 소방대원들까지 실종되며 사건은 미궁에 빠집니다. 그리고 2부는 의문의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자크 멜리에스 경정이 에드몽 웰즈의 외동딸 레티시아 웰즈와 함께 사건의 비밀을 수사하는 과정을, 3부에서는 우연히 에드몽 웰즈의 책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발견한 쥘리 팽송이라는 소녀가 책에 감화되어 개미 혁명을 시도하는 내용을 그립니다.

  인간의 시점과 함께 개미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전개되는데 인간의 이야기가 추리, 미스터리 요소를 잘려 재미를 주지만 개미의 이야기는 다른 작품에서는 느끼기 힘든 독특함이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결혼 비행, 서로 다른 종족 간의 대전투, 장대한 탐험 등 개미 문명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작지만 방대한 대서사시를 보여주며, 어떻게 이렇게 개미들에 대해 상세한 부분까지 표현을 했을까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런 수고와 노력이 작가의 방대한 상상력과 결합한 결과 가장 멋진 개미 이야기가 탄생

  이야기의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은 개미들의 역사, 생리부터 우리 인류의 심리, 사회, 문화, 기타 잡다한 정보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소설 중간중간에 이야기 전개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적절한 내용이 발췌되어 있습니다.또한 총 3권으로 구성된 백과사전은 각 3부의 인물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도 작용합니다. 작가는 백과사전을 통해 에드몽의 이름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도구로 활용하며, 개미와 인간들의 모습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주제의식을 드러냅니다. 작가는 우리는 스스로 절대적이라 믿고 있는 다양한 고정관념 속에서 살아가지만, 모든 것은 상대적이며 사고를 전환해야만 그 이면의 진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개미의 관점에서 인간이 시각적으로 닿지 않는 까마득히 거대한 존재이듯이, 우리 인간에게도 어쩌면 신이라 믿고 있는 존재에게 개미와 같을 수 있음을, 그리고 거대한 우주 속에서 먼지와 같은 존재인 우리들이 스스로 위대한 문명이 이루고 있다 자부하듯이, 어쩌면 더 작은 세계 속에 인류보다 뛰어난 문명이 존재할 수도 있을 수 있고 적어도 배울 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편견을 걷어내고 모든 것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환기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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