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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원제   The Lincoln Lawyer

저자   마이클 코넬리

역자   조영학

초판   2005년


 

내가 해온 일이나 말에 꿇릴 것은 없다. 이건 내 직업이고 이 일은 이런 식으로 움직여야 한다. 개업한 지 15년, 이제는 아주 단순한 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다. 법이란, 사람과 생명과 돈을 닥치는 대로 삼켜버리는 거대한 괴물이다. 나는 괴물을 다루고 질병을 고쳐주는 전문가이며,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내는 것뿐이다.

 

 

  동명의 영화 및 드라마로도 유명한 작품으로 개인적으로도 영화로만 알고 있기도 하였습니다. 알고 보니 범죄 기자 출신의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대표작인 해리 보슈 시리즈의 스핀오프인 작품인 미키 할러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본 작품을 시작으로 '탄환의 심판', '파기환송', '다섯 번째 증인', '배심원단' 총 5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이클 할러는 LA의 형사 변호사로 등장하며 제목과 같이 링컨 차를 타며 주로 차 안에서 업무를 보는 점이 특징입니다. 할러는 등장부터 돈이 되지 않는 고객에게는 가차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범죄자들의 형을 완화시켜 명성을 얻고자 하는 등 정의로운 법조인과는 거리가 먼 인물로 비칩니다. 또한 일에 있어서는 매우 프로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그의 업무를 뒷받침해 주는 동료들과의 팀워크도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개인사적으로는 2번의 이혼에 딸아이를 잘 챙기지 못해 질책받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링컨 차는 아마도 할러의 이러한 속물 또는 세속적이고 선악의 구분이 불투명한 특징을 대변하는 요소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도 무고한 의뢰인을 알아보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을 항상 가지고 있었고, 자신의 의뢰인들이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라도 성장배경, 상황 등에 의해서든 실수에 의해서든 근본적으로 악하지 않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 휴머니스트적인 면모도 보여줍니다. 그의 새로운 의뢰인인 루이스 룰레는 레기 캄포라는 여성의 집에 침입하여 얼굴을 심하게 폭행한 혐의로 입건이 된 상태였습니다. 비벌리힐스의 부유한 부동산업자로 직감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건이라는 것을 파악하는 한편 전과가 없고 진정성 있게 무죄를 호소하는 모습에 드디어 무고한 의뢰인을 만난 것인가 하는 기대감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당시 정황에 대한 기억이 명확한 점, 결정적인 사항들을 숨기는 점 등으로 루이스에 대한 의심이 커져가고 과거 자신이 담당했던 사건과의 연결점이 드러나며 가려진 악마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작가의 후기에서 5~6년 동안 변호사들과 법정에 대해 충분히 경험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듯이, 법정의 절차 뿐만 아니라 검사와 변호사의 관계, 변호사와 의뢰인의 관계, 재판을 앞두고 벌이는 원고와 피고 측의 수 싸움 등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이 있지 않고는 서술하기 어려운 디테일이 녹아있어 그 노력을 짐작케 합니다. 주인공인 마이클 할러의 매력 역시 빼놓고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 속물이고 부패했지만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신만의 확실한 직업관을 가지고 있으며, 프로적인 면모를 뽐내는 멋들어진 인물로 잘 묘사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에서 할리 역을 맡은 매튜 매커너히가 찰떡으로 잘 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다채로운 면모의 인물이기에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생동감 있게 느껴졌고 영악한 함정에 걸린 위기의 순간에서도 돋보이는 프로의 면모는 더욱 그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줍니다. 이후의 미키 할러 시리즈와 세계관이 연결된 저자의 다양한 작품들도 큰 기대를 가지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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