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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질서의 기원

The Origins of Political Order

 

프랜시스 후쿠야마 (Yoshihiro Francis Fukuyama) 지음

함규진 옮김

 

2011

 


 

어떤 민주주의 체제라도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계속해서 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으며, 그에 따라 언제까지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이 책은 우리가 너무도 당연히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정치제도의 기원에 대한 깊은 탐구를 통해 정치의 본질과 미래의 정치에 대해 예견해 봅니다. 정치의 기원을 알기 위해 책은 인류 문명의 초기까지 돌아가 안내합니다. 정치가 인류 사회, 경제의 태초부터 함께해 왔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고, 인간의 생물학적, 사회적 분석과 함께 작은 무리에서 거대한 국가로 발전하는 과정이 좀 더 쉽게 체감될 수 있었습니다.

 

인류의 정치제도는  경제구조와도 밀접할 연관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렵채집 시기의 인류는 친족을 중심으로 한 무리 사회를 이루었습니다. 이후 농업혁명으로 잉여생산이 늘어나고 인구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더 대규모의 사회조직이 필요하게 되었고 인류는 부족사회로 이행해 갑니다. 한편 잉여 생산물의 존재는 이제 이것을 뺏거나 지키려는 강력한 동기가 되었고 이는 곧 전쟁의 필요성을 낳습니다. 부족사회 단계에서 전문적인 전사 계급이 나타나게 되고, 이들은 기초적인 정치집단인 지도자와 그가 이끄는 무장집단을 형성하였습니다.

 

이후 국가가 형성되고 발전하는 과정은 각 민족과 지역, 종교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여줍니다. 약한 절대주의를 대표하는 프랑스와 스페인, 강력한 절대주의를 대표하는 러시아와 중국, 그 외에도 스페인, 헝가리, 영국 등 다양한 국가의 법치주의, 책임정부의 형성 과정을 소개합니다. 이중 영국에서 유일하게 국가, 법치주의, 책임정부가 모두 성공적으로 제도화되어 산업혁명과 함께 강력한 국력을 이룬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정치제도의 3박자가 모두 맞기 위해서는 각 사회집단들의 균형관계가 무척이나 중요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현대에도 남미,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이 불안정한 사회, 정치체제를 극복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를 통해 해석이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미래 사회의 정치가 발전할 수 있을지일 것입니다. 저자는 미래 사회에 대한 두 가지 의문점을 제시합니다. 강력한 국가조직만으로 법치주의와 책임정부 원칙 없이 성장하고 있는 중국이 지속 가능할 것인가. 그리고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현대 자유민주주의가 정치적 쇠퇴 없이 유지될것인가 입니다. 중국의 문제는 저자가 주장한 근대 정치체제의 조건인 강력한 국가, 법치주의, 책임정부 세가지 제도의 조화가 없이도 성장을 촉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현대 국가들은 힘이 약해져 민주주의는 다양하고 강력한 이익집단들의 이견으로 중요하고 장기적인 문제를 해결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주제에 대해서는 다음 책에서 다룬다고 하며 끝맺어져 아쉬웠지만 저자의 이러한 관점에서 미래 정치와 사회의 모습에 대해 그려봅니다. 책의 내용처럼 정치체제의 큰 방향은 거대한 힘 사이의 균형과 견제에 따라 결정되는 듯하여 개개인의 입장에서 조금은 무기력해지는 기분도 듭니다. 그럼에도 우리 개개인은 약하지만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투표를 통해 정부 및 기득권들 사이에서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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