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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서 태어난 태국 : 국가의 지리체 역사

Siam Mapped : A History of the Geo-Body of a Nation

 

통차이 위니짜꾼 (Thongchai Winichakul) 지음

이상욱 옮김

 

1994

 


 

이 책은 태국의 예전 이름인 시암을 사례로 삼아 국가성이 어떻게 잘 알려진 과학 - 즉 지리학과 그 주요 기술인 지도 - 에 의해 여러 충돌의 순간들과 담론의 대체를 겪으며 자의적이고 인위적으로 창조되었는지 살펴본다. 영토와 같은 국가의 가장 구체적인 구분 표시와 그와 연관된 가치들과 실천들은 두서없이 창조된 것인데, 나는 그것들을 ‘지리체’로 명명한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점은 다양할 수 있으나 그중 지리적인 관점은 저에게는 조금 생소하게 다가왔습니다. 거기다 지도가 역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 적이 없고 거의 알지 못하는 태국의 역사라는 점에서 흥미가 생겼습니다. 이 책에서는 ‘지리체 (Geo-Body)’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태국의 역사를 조명합니다.

 

전반적으로 서술이 어렵게 풀이되어 있어 내용들이 쉽게 머리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지리체는 단순 정보를 위한 영토의 지도가 역사와 결부되며 우리와 타국을 나누며 국민이라는 소속감을 만들어주는 국가성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비추어 본다면 과거 고구려의 드넓은 영토지도를 보며 자긍심을 느끼게 하고, 3.8선에서 분리된 지도를 보면 분단된 민족의 현실과 지난 아픔의 역사가 함께 떠오르는 것과 같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과거 올림픽 남북 단일팀에서 한반도기를 사용한 것도 같은 맥락의 상징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많은 국가, 지배층들은 내부를 결속하고 권력을 강화하는데 많이 활용해왔습니다. 저자는 과거 태국에서 군부통치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였고, 이 과정에서 사회, 경제적인 원인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책의 앞에서 학문적인 설명에서는 어려운 표현들로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지만, 결론 장은 의외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료하게 나타내며 이러한 지리체의 속성을 국가는 어떻게 이용하는지, 그리고 일반 국민은 얼마나 이를 당연하게 여기고 의식하지 못하는지 환기시켜 줍니다.

 

가장 신선하게 다가온 것은 국가가 적이라는 개념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적이라는 개념이 우리와 외부라는 배타적인 국가관에서 나오고, 이러한 국가관은 국경을 설정하는 지리체를 근원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과거부터 지금까지 작은 조직에서 국가까지 적의 존재는 지배층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데 유용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우리는 이를 잘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우리를 위협하는 내, 외부의 적의 존재도 있겠지만, 특정 세력의 이익을 위한 조장은 아닌지 경각심을 가져 휩쓸리지 않도록 스스로 의식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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