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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Siam Mapped : A History of the Geo-Body of a Nation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2007

 


 

오늘날 부자 나라 사람들 가운데는 가난한 나라의 시장을 장악하고, 가난한 나라에서 경쟁자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자유 시장과 자유 무역을 설교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들은 ‘우리가 했던 대로 하지 말고, 우리가 말하는 대로 하라.’며 ‘나쁜 사마리아인’처럼 곤경에 처한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더 걱정스러운 것은, 요즘에는 아예 자신들이 권장하는 정책이 개발도상국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사마리아인은 성서에서 유대인과 앙숙인 민족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착한 사마리아인이라는 이야기로도 유명합니다. 한 행인이 강도를 만나서 폭행을 당하고 가진 것을 모두 빼앗긴 채로 길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한 제사장이 쓰러진 행인을 발견하지만 못본척 그냥 지나갑니다. 이후 한 사마리아인이 그를 발견하고 상처를 치료해주고 여관으로 데리고가 간호해줄 뿐만 아니라 여관에 돈을 주며 행인을 돌봐줄 것을 당부하며 떠납니다. 여기서 사마리아인은 유대 사회에서 배척받는 민족이었으나 사회지도층이었던 제사장도 모른척한 불쌍한 이에게 손을 내밀어 줍니다. 진정한 이웃이란 지위, 신분과 상관없이 사랑을 베품으로써 이루어진다는 예수의 가르침을 대변합니다.

 

이 이야기는 이후 ‘착한 사마리아 법’으로 발전되는데, 프랑스 형법에는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줄 수 있음에도 도와주지 않는다면 처벌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나쁜 사마리아인’은 그렇다면 반대로 곤경에 처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만 안좋은 결과를 만드는 경우를 비유해서 표현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세계 경제의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일반적으로는 관세 장벽을 내려 자유무역이 활성화되는 세계화가 경제를 활성화시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인 상태에서 자유 무역은 부자 나라들이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상태로 머물게 한다 주장합니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예시로 아이들이 6살때부터 일을 시키지 않는 이유는 충분한 교육과 개발을 통해 성장하여, 성인이 되어 더욱 부가가치 높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만약 아이들을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사회에 떠밀게 되면 어떻게든 일을 시작하여 그럭저럭 살아갈 수는 있겠지만 전문의나 물리학자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 비유합니다.

 

마찬가지로 부가가치 산업이 발전되지 않은 개발도상국은 충분한 역량을 키울때까지 자국 산업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합니다. 아직 역량을 키우지 못한채로 외국의 선진기술을 가진 회사들의 진출을 허용한다면 해당 산업은 자국에서 성장할 기회도 가지지도 못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런 불균형으로 개발도상국은 부자 나라들이 필요로 하는 원자재나 기초단계의 산업의 비중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의 위치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말합니다. 

 

실제로 미국, 영국 등 현재 선진국으로 인식되는 대부분의 나라들과 한국, 일본 등 급격히 성장했던 이머징 국가들이 실제로는 자국 산업 보호와 무역장벽을 이용하여 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이후에 세계화를 통해 경쟁력의 우위를 가질 수 있었다고 여러 예시를 들어 설명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예시는 우리들이 겪어왔던 사례이기 때문에 과거 7,80년대 발전 과정을 돌이켜보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자유 무역 외에도 외국인 투자, 민영화, 특허 등도 실제 사례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역설합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의 관계에 대한 마지막 글이었습니다. 부정부패가 꼭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며, 민주주의가 경제 발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막연히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또한 앞으로의 경제 시황을 바라볼 때 약간의 시야가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미국 트럼트 대통령의 무역 장벽 정책과 현재의 무역 전쟁 이슈들도 다시 바라볼 수 있었고, 현재의 개발도상국들의 정책 방향으로 앞으로의 성장가능성도 가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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