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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젤롯

원제   Zealot

저자   레자 아슬란

역자   민경식

초판   2013년


 

결국 예수가 말했듯이 하느님의 나라가 실제로 이 땅에 존재하는 나라라면, 그 나라의 왕 역시 실제로 이 땅에 존재하는 왕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예수는 바로 자신이 그 나라의 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닌가? 예수는 열두 사도 각자에게 왕좌(보좌)를 약속했는데, 자신의 왕좌도 마음속에 두고 있지 않았겠는가?

 

 

  예수는 약 2천 년 전에 등장하여 인류의 역사의 큰 흐름을 바꿔놓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뿌린 씨앗은 사람들의 삶에 구원이자 축복이 되기도 했으나, 잔혹한 피와 살육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현대까지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기독교 또는 천주교를 믿으며 살아가고 있고, 대표적인 종교로서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손꼽을 수 있지만 우리가 아는 예수의 모습은 아마도 신약성서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신화적이고 비현실적인 모습일 것입니다. 성서에 기록된 기적들이 종교의 상징적인 신화로 해석될 수는 있겠지만 역사적으로 이러한 일들이 실제로 있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당시의 시대적 배경 및 문화, 주변 인물들의 역사적 기록 등을 토대로 베일에 가려있는 예수의 역사 속 행적을 하나씩 짚어보며 한 인간으로서 예수의 삶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줍니다.

  전혀 몰랐던 부분은 예수가 메시아였지만, 단 하나의 메시아는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유대의 역사 기록에서도 지속적으로 메시아의 이름으로 자신을 내세운 인물들이 많았으며, 이들은 일종의 정치 혁명가였다고 말합니다. 예수 이전에도 수많은 메시아들은 반란, 선동죄로 십자가형으로 죽어갔고, 예수의 처형일에 함께 십자가에 매달린 이들도 예수와 같은 메시아, 혁명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다른 메시아들이 죽음과 함께 잊혀진 것과 달리 예수는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른 메시아와 달리 예수의 추종자들은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한 골고다에 방치된 것이 아닌 돌무덤에 묻혀 있다가 사흘 만에 부활하여 온전한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는 유대교 역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추종자들은 죽은 예수가 하느님과 동등하며, 그의 본질은 육신을 입은 하느님으로 설정함으로써 기존의 유대교와 결이 다른 새로운 종교를 창시합니다. 그 가운데 초기 기독교의 기틀을 만든 바울은 예수의 직접적인 제자가 아니지만 자신만의 이론을 주장하며 유대인만을 위한 종교에서 모두를 위한 종교로 탈바꿈시킵니다. 하지만 오히려 현대에는 존재감이 옅어진 예수의 동생 야고보가 당시에는 기독교의 수장으로서, 예수의 친육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고, 의로운 자라 불리며 예수의 가르침을 충실히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기독교 추종자들이 세력화되며, ‘나사렛 예수’의 진짜 가르침보다는 아닌 종교, 정치적으로 해석된 ‘예수 그리스도’만 남게 되는 과정도 흥미롭습니다.

  아마도 우리는 종교적 선입견에 가려져 인간 예수에 대한 관심을 쉽게 가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인 만큼 종교적인 연구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연구도 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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