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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리랑

원제   Songs of Ariran

저자   님 웨일즈, 김산

역자   송영인

초판   1941년


 

내 전 생애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우리나라의 역사도 실패의 역사였다. 나는 단 하나에 대해서만 -나 자신에 대하여- 승리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계속 전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데는 이 하나의 작은 승리만으로 충분하다.

 

 

  부제가 ‘조선인 혁명가 김산의 불꽃 같은 삶’인 만큼 이 책은 일제시대에 활약했던 한 공산주의 혁명가의 삶을 그렸습니다. 남과 북으로 이념적 갈등을 겪어왔던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공산주의 혁명가의 전기가 많이 생소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맨 뒷 페이지의 해설을 보면 이런 혁명가의 전기가 매우 드문 경우라고 하는데, 지하에서 활동하는 특성상 활동중에 이러한 책의 집필이 어렵고 대부분 국외자 또는 축출당한 사람들에 의해 집필되어 왔다고 합니다. 저자인 님 웨일즈는 1937년 김산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함께 책을 집필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우리에게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만나기 힘든 이야기로 가치있게 평가 받고 있습니다.

 

  20세기는 이념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새로운 사상들이 꽃피우고 또 충돌해왔습니다. 구 봉건시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사상을 위해 투쟁해 왔고, 일제시대의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런 시대적 배경덕분에 김산도 다양한 환경과 경험으로 새로운 이론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김산은 어린시절에는 기독교 신자로서 3.1운동을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무기력하게 일본하게 제압당하는 것을 보고 회의감을 느낀 그는 이후 일본, 중국 등지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안창호에게 민족주의적 영향을 받기도 했다가 김약산을 만나 무정부주의자였기도 했다가 마침내는 공산주의 운동에 희망을 걸게 됩니다.

 

  그가 공산주의자가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가 서술하였듯이 그 뿐만 아니라 모든 조선 사람들이 열망하는 것은 독립과 민주주의였고 곧 자유를 의미했습니다. 아마도 공산주의가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는데 가장 이상적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그가 좀 더 오래 살아남아 오히려 공산주의가 독재정치를 낳고 인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들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았다면 얼마나 좌절했을지 생각하면 한편으로 마음이 씁쓸합니다.

 

  그의 생과 사를 오가는 치열했던 투쟁기를 읽으며, 그의 이념적 사상과 관계없이 한 인간으로서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투쟁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생활에서도 끊임없이 고뇌하고 갈고 닦으면서 치열하게 성장하는 그의 열정이 요즈음 시대에는 낯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그의 투쟁과 고난에 대한 이야기지만 이성과 관련된 이야기에서는 어수룩한 면도 보이고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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