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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Elon Musk

 

월터 아이작슨 (Walter Seff Isaacson) 지음

안진환 옮김

 

2023

 


 

인류에게 진정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어요. 그리고 세 가지를 떠올렸지요. 인터넷, 지속 가능한 에너지, 우주여행.

 

 

일론 머스크는 명실상부 전 세계에서 가장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기행을 두고 관심 종자다, 사기꾼이다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고 천재다, 선구자다 찬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재밌는 점은 너무나도 상반된 이런 평가가 모두 그가 가지고 있는 면모라는 점입니다. 테슬라의 CEO로 유명하지만 스페이스 X, 뉴럴링크, 보링컴퍼니, X, X.AI 현재 6개 기업의 수장으로 있으며 하나같이 각 분야에서 비전과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회사에 집중해도 최고로 발돋움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그 배경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그 자신이 뛰어난 천재로 물리학과 공학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직관을 지니고 있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는 제1원칙 사고에 따라 물리 법칙 외 모든 것은 권장 사항으로 취급하였습니다. 본질적인 재료에 대한 접근부터 다시 시작하여 그는 스페이스 X에서 로켓과 위성의 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었고, 테슬라에서는 기존의 공급망에 의존하지 않고 배터리부터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다른 기업에서는 시도조차 생각하기 힘든 파격적인 혁신을 가능하게 했으며 그가 소유한 기업들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점 때문에 그는 리더가 엔지니어링 실무 경험을 갖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고, 모든 기술 관리자들에게 일정 시간 이상은 실무를 하도록 지시하였습니다. 대부분 관리자의 위치로 올라서면서는 실무와 거리가 먼 업무에 치중하게 되고 점점 감각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일론은 이러한 퇴화를 원천 차단하였습니다. 그 스스로 뛰어난 엔지니어로 사무실과 공장에서 밥 먹듯이 잠을 자며 문제 해결에 온전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기에 휘하 조직들도 엔지니어 중심의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그와 그의 기업들이 위대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인류의 미래를 위한 원대한 비전을 핵심 사명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실행하기 전에 대부분 그의 사업은 비웃음을 샀고, 하나같이 불가능하다 평가되었지만 사명을 바탕으로 앞서 말한 혁신의 과정과 탁월한 수익 모델을 형성하며 한 계단씩 착실히 실현해나가고 있습니다. 스페이스 X는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여 인류를 다행성 문명으로 만드는 것을 사명으로 하였으며, SF에서나 나올 법한 목표지만 설계의 최적화와 로켓의 재사용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을 형성하여 우주왕복선 운송 사업과 스타링크 사업을 통해 수익성도 높이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사명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세계적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입니다. 테슬라는 마스터 플랜 1, 2, 3단계를 통해 사업의 방향성을 공표한 바 있으며 불가능할 것이라 예상했던 전기 자동차의 대중화를 보란 듯이 이뤄냈습니다. 마스터 플랜을 살펴보면 정말 탄탄한 계획을 세워왔고 뛰어난 통찰력이 바탕이 되었음을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업적도 위대하지만 스페이스 X와 테슬라의 도전의 역사는 훗날 가장 위대한 혁신의 사례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혁신 그 자체인 인물이지만 많은 대중들이 알다시피 그의 어두운 이면은 불안요소로 남아있기도 합니다. 아스퍼거스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밝힌 그는 사회적, 정서적 유대를 잘 느끼지 못하고 감정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특히 아스퍼거 증후군은 X (구 트위터) 플랫폼과 만나 많은 문젯거리를 양산하였습니다. 수많은 신중하지 못한 발언들로 투자자들은 경악하기도 하였고, 법적으로 문제가 되어 곤혹을 치르기도 하였습니다. 트위터 인수도 충동적으로 진행되어 그를 최악의 상황에 빠뜨리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낮은 공감 능력 때문에 그는 직원들에게 무자비한 면모를 종종 드러내며 불가능한 미션을 지시하여 몇 날 며칠 문제 해결에만 매달리도록 강요하곤 합니다. 저자는 머스크의 나쁜 행동들을 개자식처럼 군다며 약간은 거친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를 견디지 못하거나 휴식을 위해 머스크와 결별한 인재들이 많으며 책에서 소개한 일화들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저자는 머스크의 이러한 양면성에 대해 큰 관심과 의문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보이며 마지막 마무리 글을 통해 천재성 이면의 부정적인 모습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며 마무리합니다. 사람은 다양한 면모를 지니지만 머스크는 유독 명과 암이 뚜렷이 대비되는 인물인 것 같습니다. 저자는 위대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결코 부정적인 모습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숙고하며 조심스러운 인물이었다면 그가 시도했던 수많은 미친 도전들이 세상에 선보일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면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들며 저자도 이 점을 지적합니다. 현시점에서 머스크만큼 혁신의 가속을 이끌어내는 인물이 없다는 점에서 조금은 인내하고 그의 여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스티브 잡스를 생각해본다면 매우 괴팍한 면도 있고 잘못된 행동들도 많았지만 그가 남긴 유산은 여전히 남아 전 세계 사람들의 생활을 변화시키고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머스크 역시 그의 여정의 끝에 실현될 미래를 상상해 본다면 그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도 훗날에는 조금은 이해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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