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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에 은퇴하다

 

김선우 지음

 

2019

 


 

내가 아는 어른들은 어찌 된 일인지 힘들어도 아이를 키울 때가 가장 행복한 때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커리어가 시작되는 꿈 많은 시기일 수도 있지만, 부모로서 아이가 제일 예쁘고 가장 보고 싶을 때가 집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적을 때와 일치한다는 점에서는 이보다 더 잔인할 수가 없다. 이럴 때 집에서 일하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만 있다면 그깟 커리어는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1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해온 저자는 대한민국의 대다수가 그렇듯 어린 시절엔 부모님의 등쌀에 공부하여 대학에 가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한 매우 평균적인 삶의 궤적을 따라온 분인 것 같습니다. 최근엔 취업난과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이런 평범함도 배부른 시대가 되었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이런 순서의 삶을 살고 있을 겁니다. 저자는 학업도 부모님의 권유로 유학을 가게 되었고, 취업도 주위의 권유로 시험을 봐 기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결혼도 아내분의 청혼 강요로 결혼을 했다고 할 정도로 인생에서 주요 중요 결정을 남들에게 의존하여 살아왔다고 합니다. 40세까지 수동적인 삶을 살아왔던 그가 퇴사라는 오히려 대부분 결정하기 어려운 선택을 합니다.

 

그는 아내와 첫째 아이가 미국에 있는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고 있었고 지난 10년간 일과 가정, 육아, 학업을 동시에 진행하며 너무도 지쳤다고 합니다. 저도 그렇고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한 번쯤 같은 생각을 해봤을 것입니다. 내가 이 회사에서 뭐하고 있는 것일까, 이렇게까지 해서 얻는 게 무엇일까.. 저자는 자신의 여러 역할 중 개인의 존재 이유를 생각해 봤을 때 아빠나 남편으로서 자신의 의무를 버리고 사는 자신을 깨닫고, 삶의 방향을 선택하기 위해 포기해야 할 것들도 결정한다. 직장과 소비, 기존의 사고방식 등 많은 것을 포기하고 변화시키며 그는 미국에서 직장에 다니지 않으면서도 지속 가능한 자급자족 생활에 성공합니다. 여유로운 하루하루와 아이들, 가족 간의 돈독함은 직장인으로서는 느끼기 힘들었던 정신적 풍요로움이 느껴집니다.

 

직업의 의미와 형태가 급격히 달라지고 있고 앞으로 더욱 달라질 지금과 미래를 생각하면 현재의 직업 생활이 지속 가능한 생활 일지 생각해보니 의문점이 듭니다. 어찌 보면 과거와 지금의 직업 생활은 자신의 시간, 관계, 심지어 건강까지 희생하며 기업의 이익을 위해 개인이 희생을 하는 형태로 보입니다. 이런 생활은 지속 가능할 리 없고 괜히 누구나 마음속에 사표를 품고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이런 개인의 직장 생활이 당연한 삶의 모습으로 고정관념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결코 소모적인 삶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저자가 도전한 일하지 않는 삶의 모습이 특이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이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의 삶의 방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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