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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인자의 기억법

저자   김영하

초판   2013년


 

치매는 늙은 연쇄살인범에게 인생이 보내는 짓궂은 농담이다. 아니 몰래카메라다. 깜짝 놀랐지? 미안. 그냥 장난이었어.

 

 

  25년 전 마지막 살인을 끝으로 평범한 아버지의 삶을 살아온 노년의 전직 연쇄살인마는 어느 날부터 기억력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을 느끼고 검사를 받아본 결과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습니다. 살인이 인생의 의미이자 목표로 살아왔던 인물에게 기억의 상실은 비밀스럽게 기억으로 간직하던 그만의 업적과도 이별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과거의 기억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상황에서 소설은 그 스스로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와 미래에 벌어질 일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하는 수기의 형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그의 기억은 점점 잃어가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기억을 유지해야만 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쇄 살인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그는 가벼운 교통사고를 내며 사냥용으로 개조한 지프를 탄 박주태라는 한 사내를 만납니다. 그는 본능적으로 박주태가 자신과 같은 부류의 인간임을 직감합니다. 이후 박주태는 그의 주변에 자주 목격되어 경계하였으나 그의 증세는 점점 심해져 딸 은희의 결혼 상대로 나타났을 때는 그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는 딸이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된 것을 확신하지만 딸은 치매로 정신이 왔다 갔다 하는 그를 믿어주지 않습니다. 정신의 시야가 서서히 좁아지는 상황 속에서 서서히 그는 어떤 것이 진실인지 분별할 수 없게 되고 그가 알고 있던 모든 세계가 부정당하며 혼란스러운 상황을 연출합니다. 마지막의 공허한 사그라짐의 여운이 무척이나 인상 깊게 남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살인마의 시점과 생각으로 심리를 훌륭하게 파고들며, 망각의 공포를 간접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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