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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투스

Augustus

 

존 윌리엄스 (John Edward Williams) 지음

조영학 옮김

 

1972

 


 

내 생각은 이렇다네. 누구나 살다 보면, 언젠가 알게 될 날이 있을 걸세. 이해 못 할 수도 있고 형설이 불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사람은 혼자일 수밖에 없다네. 아무리 초라하다 해도 본질을 넘어선 그 누구도 되지 못해.

 

 

과거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로마의 초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였습니다. 제국의 기반을 다지고 이름 자체를 황제로 칭하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카리스마도 매력적이지만 아우구스투스의 유약한 소년에서 강인한 정신력으로 조금씩 성장하며 황제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서사가 매우 드라마틱하고 인간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아마 저자도 같은 아우구스투스에 대해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 소설은 편지 형식으로 쓰여져 마치 로마 시대 한가운데서 역사적 인물들과 소통하며 함께 그 시대를 지나오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서신의 인물들이 누군지 잘 파악이 안 되고 이야기의 흐름도 서신 간의 내용으로 추측해야 하여 어려운 느낌이었으나, 읽어 나갈수록 세월의 흐름과 함께 각 인물들이 더욱 정답고 친숙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갓 사귄 친구들과 서로 잘 모르던 시절부터 나이를 먹고 점점 친밀해지는 과정을 역사 속 인물들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큰 이야기의 흐름은 역사에서 나타나는 아우구스투스의 행적을 쫒습니다. 거기에 더해 역사에서 드러나지 않는 각 시기별 아우구스투스의 개인적 모습들을 주변 인물들의 서신을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아우구스투스의 이야기지만 거의 마지막까지 아우구스투스 본인의 서신, 기록이 없이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로만 아우구스투스를 묘사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의 영광의 시기를 지나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서야 장문의 편지로 그 동안의 인생을 회고합니다. 이러한 구성으로 아무리 세계의 정점에 있던 황제라도 사람의 삶과 애환은 똑같다는 삶의 무상함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아우구스투스로서 모든 것을 가졌으나, 반대로 옥타비아누스 개인으로서는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은 것을 포기했어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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