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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선인장

ホテルカクタス

 

에쿠니 가오리 (江國香織) 지음

신유희 옮김

 

2001

 


 

계절은 아름답게 돌아오고, 재미있고 즐거운 날들은 조금 슬프게 지나간다.

 

 

호텔 선인장이라는 한 아파트에 모자, 오이, 2라는 친구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름만 봐도 전혀 다른 성질의 이름을 가진 세 사람은 이름처럼 너무다 다른 배경과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자는 어딘가 고독한 하드보일드한 느낌을 주는 인물입니다. 오이는 밝고 건강하며 운동광이지만 조금 단순한 편이며, 2는 소심하며 고지식하지만 정이 많은 인물입니다. 언뜻 보면 너무도 다른 이 세 사람이 친구가 된다는 것이 상상이 잘되지 않습니다. 처음 이들은 층간 소음 문제로 마주하게 되지만, 금세 술 한 잔에 친구가 되고 서로 없어서는 안 될 단짝들이 됩니다.

 

홀로 있었다면 체험하지 못했을 경험을 통해 이들은 자기 안의 좁은 세계에서 탈피하여 더 넓은 세상과 마주하며 성숙해집니다. 홀로 있는 특성을 지닌 모자와 2는 오이의 대가족을 만나고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모자와 함께 따라간 후미진 바에서 처음 보는 이들과 왁자지껄 신나는 밤을 보내며 2와 오이는 새로운 즐거움을 느꼈으며, 무엇이든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2가 호텔 선인장의 퇴거 반대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모습은 모자와 오이에게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동화 같은 가벼운 이야기지만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반영된 이야기라 좋았습니다. 너무도 다른 모자, 오이, 숫자 2 세 인물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친분을 맺으며 살아가는 모습과 같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자, 오이, 2처럼 모두가 너무나 다르고 서로 이해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들처럼 함께 술 한잔 기울이며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마음을 채워주는 친구들이라면 이해하지 않아도 좋을 것입니다. 나와 다른 타인에 대해 알게 될수록 자연스럽게 자신의 좁은 세상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해주고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이런 소소한 행복들이 매일매일 영원하다면 좋겠지만 호텔 선인장이 철거되는 것처럼 모든 관계에는 마지막이 있고, 이 소설에서도 그 점을 놓치지 않습니다. 즐거운 나날들은 어느새 지나고 이별과 변화는 찾아오기 마련이지만, 그것을 딛고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과거의 추억과 새로운 형태의 만남은 계속하여 우리를 어제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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